[KTN= 칼럼] 김우환 논설위원 168회, “K팝에서 배우는 소통과 리더십의 가치

K-팝이 세계적인 위상을 떨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음악이 가진 사회적 연대의 가치와 문화 다양성의 소중함을 되새겨야 할 때

김우환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6/06/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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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김우환 논설위원 168회, “K팝에서 배우는 소통과 리더십의 가치
K-팝이 세계적인 위상을 떨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음악이 가진 사회적 연대의 가치와 문화 다양성의 소중함을 되새겨야 할 때
김우환 논설위원 기사입력  2026/06/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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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김우환 칼럼니스트] 대한민국에서 대중음악은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선 지 오래다.

세계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K-팝 열풍은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핵심 자산이자,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되었다.

 

지난 23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조정위원회(회장 이완재)는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를 강사로 워크솝을 개최했다.

 

강연에서 강사는 평생을 대중음악의 궤적을 쫓아온 평론가답게,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 대중문화의 현주소와 미래를 짚어냈다. 특히 그가 강조한 것은 음악의 가치는 ‘소통’이라는 것이다. 

 

 ▲"K팝에서 배우는 소통과 리더십의 가치"를 주제로 강연하는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서두에 어머니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어머니는 틈만 나면 애창곡을 불렀는데 유일한 곡이 1955년 발표된 명국환씨의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리” 김삿갓 관련 노래였다고 한다.

 

어머니에게 “다른 노래를 바꾸어 부르시면 어떻겠느냐?”고 말씀드렸더니, 어머니는 “요즘 노래 뭐가 좋니?” 물으시길래, 유명한 가수 몇 명의 노래를 소개했더니, “그들의 노래는 탁하고 구성져서 노래가 아니라”고 하셨다고 한다.

 

대중음악은 청년들의 것이고 젊은 세대가 주인이라며, 베이비붐세대들은 이를 인정해야 한다.

 

결국 대중음악을 알면 젊은이들과 소통이 가능하고 대화가 가능하지만, 세계적으로 승승장구하는 BTS에 대해 BTS를 가장 모르는게 역설적으로 대한민국의 베이비붐 세대라고 한다.

 

뮤지컬판타지 애니메이션 소니픽쳐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블랙핑크, 아이브의 장원영, 올데이 프로젝트 맴버, BTS 등을 소개하고, 그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섭렵한 특징을 설명하며, 특히 방탄소년단(BTS)의 성공 비결과 대중음악의 사회적 가치는 오늘날 우리가 대중문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소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BTS의 문화를 설명하는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강사는 강연의 상당 부분을 BTS의 성공 분석에 할애했다.

 

그가 분석한 BTS의 성공은 단순히 뛰어난 춤과 노래, 혹은 기획사의 정교한 마케팅 덕분만이 아니다.

 

멤버들은 1년 8개월 동안 하루 14시간씩 스스로 혹독한 연습을 하며, 맴버 모두 똑같이 ‘공정 공평 평등한 대우’를 받으며 팀웍을 구축한 결과이며, 그 핵심에는 ‘진정성’과 ‘소통’의 문화가 있다. 다시 말하면 ‘워크 하드, 워크 투게더’의 철학이 있었던 것이다.

 

과거의 대중음악은 만들어진 우상을 숭배하는 형태였다면, BTS는 자신들의 아픔, 결핍, 그리고 청춘의 방황을 음악에 그대로 녹여내며 전 세계 청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팬들과 수평적으로 연대하며 형성한 ‘아미(ARMY)’라는 거대한 공동체는 대중음악 역사상 유례없는 현상이다. 이는 "밑바닥에서부터 소통하며 쌓아 올린 연대의 승리"였다.

 

그러나 그의 강연이 K-팝의 화려한 성과를 찬양하는 데만 머무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대중음악이 가진 본연의 힘, 즉 ‘인간에 대한 이해’와 ‘위로’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음악은 시대를 반영하는 가장 민감한 촉수다.

 

전쟁과 가난의 시대에는 슬픔을 달래주었고, 독재와 억압의 시대에는 자유를 향한 갈망을 대변했다.

 

그리고 풍요 속의 빈곤과 소외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는 외로운 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임 평론가는 대중음악이 가진 이러한 치유의 힘을 잃지 않아야만 K-팝의 지속 가능성도 담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산업적 가치와 조회수, 빌보드 차트 성적에만 매몰되는 순간, 대중음악은 영혼을 잃은 상품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강연은 우리 사회 전체에 대한 쓴소리로도 읽힌다. 오늘날 대중문화계는 자본의 논리에 의해 심각하게 양극화되어 있다.

 

거대 기획사의 아이돌 음악이 시장을 독점하는 사이, 인디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문화의 다양성이 무너지면 그 생태계는 결국 고사하기 마련이다. 임 평론가가 오랜 세월 동안 비주류 음악과 옛 가요의 가치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소개해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토양이 있어야 제2, 제3의 BTS도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최고의 소통으로 꼽히는 오바마대통령이 부른 "어메이징 그레이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5년 6월 17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유서 깊은 흑인 교회인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백인우월주의 증오범죄로 클레멘타 핑크니 목사를 포함한 9명이 숨졌을 때, 핑크니 목사의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전하면서 미국 내 뿌리 깊은 인종차별과 총기 규제 문제를 지적했다.

 

비극 속에서도 용서와 연대를 보여준 유족들의 태도에서 신의 '은총(Grace)'을 보았다고 강조하며, “신의 은총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 은총을 받을 자격이 있음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합니다.”라는 명연설을 했다.

 

그리고 추도사 말미에 오바마 대통령은 잠시 말을 멈추고 침묵을 지키다가, 나지막이 "Amazing Grace"를 부르기 시작했다.

 

곧 목회자들과 수많은 추모객이 모두 일어나 반주도 없이 함께 노래를 불렀고, 이 노래는 흑인 노예의 수난사와 선장 존 뉴턴 한 사람의 뉘우침이 반영된 노래인데, 어떻게 이 곡을 골랐는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 노래가 흑인 백인 모두의 공분을 가라앉히고 대통령다운 소통을 보여준 아주 훌륭한 사례라며, 노래의 힘은 말(언어)이 할 수 없는 소통과 설득과 화해를 가져오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고 했다.

 

 ▲음악이 가진 사회적 연대의 가치와 문화 다양성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강사

 

대중문화는 그 사회의 수준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임진모 평론가의 강연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지금 대중음악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단지 귀를 즐겁게 하는 소비재로만 취급하고 있지는 않은가? K-팝이 세계적인 위상을 떨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음악이 가진 사회적 연대의 가치와 문화 다양성의 소중함을 되새겨야 할 때다.

 

자본의 화려함 뒤에 숨은 음악 본연의 진정성을 알아채고, 소외된 장르에도 기꺼이 귀를 기울이는 성숙한 대중이 많아질 때, 우리의 대중문화는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문화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임진모 평론가가 평생을 바쳐 대중음악을 이야기해 온 이유도 결국 음악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강원종합뉴스 편집국 김우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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