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KTN 박영구 기자] 사전투표 첫날인 29일(금) 오후, 태백 중앙로사거리는 모처럼 시민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강원도지사 후보가 김동구 태백시장 후보와 나란히 마이크를 잡고 시민들 앞에 섰다.
백승아 국회의원과 배우 우현 씨도 자리를 함께했다. 폐광지역의 깊은 침체와 강원도 내 가장 빠른 인구 감소라는 이중고를 견뎌 온 도시, 태백의 한복판에 두 후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전투표 첫날 중앙로 일대로 몰려나온 시민과 상인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하며 거리 유세장은 빠르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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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시민에게 호소 © 박영구 정치·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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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에 오른 우 후보는 태백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특별한 도시"라고 소개하며 이번 유세의 핵심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별보기 관광'이다. 우 후보는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별을 태백에서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다"며 "죽기 전에 꼭 한 번 와봐야 할 도시 태백이라는 전국적인 관광 브랜드를 만들고, 별을 주제로 한 숙소와 체험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키워 더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해발 고도가 가장 높은 도시라는 태백의 지리적 특성을 관광 자산으로 재해석한 발상이다. 광산이 떠난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에 대한 오랜 질문에, 하늘과 자연이라는 답을 내놓은 셈이다. 우 후보는 "태백만이 가진 자연과 공기를 제대로 키우면 반드시 큰 경쟁력이 된다"며, 이 도시에 잠재된 자원의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관광 카드 뒤에는 곧장 교통 인프라 청사진이 따라붙었다. 우 후보는 영월-삼척 고속도로 추진 과정에서 태백 나들목 신설을 강하게 밀어붙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수도권에서 태백으로 더 빠르고 편하게 올 수 있어야 관광도 살아나고 지역 경제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별보기 브랜드와 고속도로 접근성을 한 묶음으로 결합해야 비로소 '체류형 관광 도시'가 성립한다는 인식이 담긴 발언이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관광만으로는 부족한 만큼 태백에 맞는 기업과 산업을 유치해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주거·의료·교통 여건까지 함께 개선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관광-산업-정주 여건이라는 세 축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도시 회복이 가능하다는 진단을 시민들 앞에 분명히 한 셈이다.
우 후보는 도-시 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김 후보와의 호흡을 부각했다. 그는 "도지사와 시장이 같은 방향을 보고 움직여야 속도가 난다"며 "김동구 후보가 시장이 되면 태백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가장 먼저 챙기고 가장 많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단순한 동반 유세를 넘어, 당선 이후 행정 우선순위의 보증으로 이어진 발언이다. 우 후보는 자신의 출마 배경을 한 문장으로 갈무리하기도 했다. "출세하려고 강원에 온 것이 아니라 고향 강원을 위해 남은 힘을 다 쓰러 왔다"는 말이었다. 4선 의원과 원내대표라는 경력의 무게를 자기 야망이 아닌 고향에 대한 헌신의 언어로 풀어낸 대목으로, 현장의 호응이 컸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동구 태백시장 후보는 현 시정을 향해 정면 비판을 쏟아냈다. 김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태백은 강원도 18개 시·군 가운데 인구 감소가 가장 컸고, 청년 정책 평가도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18개 시·군 중 '인구 감소 1위', '청년 정책 평가 3년 연속 최하위'라는 두 수치는 그 자체로 무거운 성적표였다. 김 후보는 곧이어 공직자의 자세를 짚었다. 그는 "공직자는 정직하고 솔직해야 한다. 잘못된 부분은 인정하고 시민 앞에 책임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의 가장 기본이 흔들렸다는 판단이 깔린 발언이었다.
김 후보는 더 무거운 사안에도 직접 입을 열었다. 최근 태백시청 공무원의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가 검찰에 고발한 사실을 언급하며, "민선 이후 한 번도 없었던 일이 벌어진 데 대해 시민들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후보 신분에서 자신이 직접 사과를 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시정에 누적된 신뢰의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 후보는 발언을 마무리하며 "지금은 우상호 후보와 함께 태백을 제대로 바꿀 기회"라며 시민들의 결집을 호소했다.
사전투표 첫날 태백 중앙로사거리에서 펼쳐진 이날 합동 유세는 단순한 거리 정치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별보기 관광'이라는 전혀 새로운 도시 브랜드가 제시됐고, 다른 한쪽에서는 인구·청년·공직 윤리라는 누적된 문제들이 정면에 올랐다. 폐광 이후의 새 좌표를 묻는 도시, 태백이 다시 한 번 변화의 갈림길 위에 섰다. 그 입구에 시민들의 한 표가 놓여 있다.
강원종합뉴스 박영구 정치ㆍ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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