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KTN 박영구 기자] 강원 지역 대학가와 학계가 6·3 지방선거 막판 국면에서 집단행동에 나섰다. 강원특별자치도청 브리핑룸이 이례적으로 교수·연구자들의 정치적 발언대로 변모한 28일(목),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강원도지사 후보를 향한 공개 지지선언이 터져 나왔다.
보수 텃밭으로 분류돼 온 강원에서 학계 인사 245명이 한꺼번에 특정 후보를 호명한 것은 이번 선거 국면에서 가장 무거운 정치적 신호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강원지역 교수 및 연구자 일동'을 자처한 이들은 이 날 오전 10시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와 함께 강원을 바꿀 도지사, 우상호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강단을 지켜온 인사 245명이 실명을 걸고 도지사 후보를 지목한 만큼, 단순한 지지 표명을 넘어 현 도정에 대한 사실상의 불신임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들이 발표한 선언문에는 김진태 도정에 대한 평가가 직설적으로 담겼다.
선언문은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큰 도약을 기대했으나, 현 도정은 선명한 비전도 효과적인 정책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진단한 뒤 "통합적 비전과 실천적 역량 결여로 도민의 신뢰를 잃은 김진태 도정으로는 더 이상 강원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적시했다.
출범 3년차에 접어든 특별자치도 체제가 학계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냉정한 성적표인 셈이다.
지지선언의 키워드는 '정치력'으로 모아졌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접경지 안보 부담, 산업 기반 취약이라는 복합 위기를 뚫고 나가려면 중앙정부와 국회를 실제로 움직일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었다.
교수·연구자들은 "강원도의 소멸 위기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국회를 움직일 수 있는 '강한 정치력'이 필수적"이라며 그 적임자로 우 후보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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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지역 교수 연구자 지지선언 © 박영구 정치·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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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우 후보는 오랜 의정 경륜으로 국회의 작동 원리를 잘 알 뿐만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청와대 및 부처들과 직접 소통할 강력한 네트워크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4선 의원 출신이자 원내대표를 지낸 우 후보의 정치 자산이 집권 여당 프리미엄과 결합할 때 강원도의 협상력이 실질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들은 이어 "그동안 강원도는 계획이 많았으나 중앙에서 밀어붙일 힘이 부족했다"고 지적하며, 예산과 제도를 확보하고 강원의 과제를 국가 과제로 격상시킬 리더는 "독보적인 정치적 자산을 가진 우상호뿐"이라고 단언했다.
그간 강원도가 내놓은 숱한 청사진이 중앙정부 문턱에서 좌초돼 온 현실에 대한 학계의 누적된 문제의식이 짙게 묻어나는 대목이다.
선언문은 강원의 좌표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보다 큰 그림으로 마무리됐다.
이들은 "강원도가 더 이상 변방의 논리에 머물지 않고 평화와 국방, 첨단산업과 교통, 교육과 의료가 결합된 한반도의 중심지로 재설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분단과 접경이라는 지정학적 제약을 오히려 평화경제의 자산으로 전환하고, 첨단산업과 교통망, 교육·의료 인프라를 한 묶음으로 결합해 강원을 한반도의 '중심'으로 끌어올리자는 비전이다.
학계가 단순한 후보 지지에 그치지 않고 도정의 패러다임 전환을 함께 제안한 형식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가 가볍지 않다.
이들은 끝으로 "강원의 미래를 바꿀 비전과 정치력을 갖춘 우상호 후보에게 도민들이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하며 회견을 마쳤다.
지역 학계의 이번 집단 지지선언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시점에 발표됐다는 점에서 그 정치적 파장이 주목된다.
교수·연구자 사회는 통상 정치적 발언에 신중한 집단으로 분류돼 왔고, 강원은 보수 정당이 오랜 기간 우위를 점해 온 지역이다.
그런 강원에서 학계 245명이 실명을 걸고 현직 도지사 도정을 비판하며 야권이 아닌 집권여당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사실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29일을 기점으로 강원도지사 선거전은 최종 국면에 진입한다. 학계의 묵직한 한 표가 도민 표심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강원의 정치 지형이 변곡점에 들어선 분위기다.
강원종합뉴스 박영구 정치ㆍ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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