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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우환 논설위원 제75탄 '뒷 뜰 매미'

덕이 많은 곤충으로 여겨 왕과 신하의 관모에 매미 날개 모양의 장식을 달았다.

김우환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1/08/02 [16:32]

(칼럼) 김우환 논설위원 제75탄 '뒷 뜰 매미'

덕이 많은 곤충으로 여겨 왕과 신하의 관모에 매미 날개 모양의 장식을 달았다.

김우환 논설위원 | 입력 : 2021/08/02 [16:32]

요즘처럼 매미의 소리가 정감있게 요란스러운 적은 없다.

 

 

매미에게는 신명나는 잔치판이고, 지치기 쉬운 요즘 삶에 의욕을 팍팍 불어 넣어주고 있어 멋진 곤충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매미는 예로부터 덕이 많은 곤충으로 여겨 왕과 신하의 관모에 매미 날개 모양의 장식을 달았다.

 

수명은 대체로 7년, 13년, 17년 주기라고 하는데 마지막 2주~1개월간은 땅에서 나와 요란하게 소리를 지르는데 짝짓기를 위한 사랑의 노래, 세레나데라고 한다. 

 

 

특이한 것은 암컷은 울지 못하고 수컷 매미만 암컷 유혹을 위해 울거나 다른 수컷을 경고할 때 운다고 하니 암컷은 꿀 먹은 벙어리 같다.

수컷의 가슴과 배 사이 진동막 소리의 압력은 수류탄이 1m 거리에서 터질 때와 거의 같다고 하며 1초에 무려 3~400번 근육의 이완 수축을 반복한다고 하니 약 100데시벌의 매미 소리에 귀가 찢어진다는 말도 과장된 표현은 아닌 것 같다. 

 

수컷은 암컷을 만나 짝짓기 한 후 먼저 죽고, 암컷은 알을 낳고 죽으면 알이 애벌레로 부화하여 먹이를 찾아 땅 속으로 내려와 오랜 시간을 견딘다고 하니 매미의 일생은 가엽기도 하다.

 

 

매미 소리에 관해서는 재미있는 연구가 있는데, 애매미는 단순한 ‘맴맴맴’ 소리만 내는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소리를 낸다고 한다.

육지의 애매미 울음 소리는 ‘준비부-리듬1부-중간부-리듬2부-종결부’로 울고, 울릉도 애매미는 ‘중간부가 없고 리듬2부가 매우 짧아 육지 매미 소리보다 좀 더 단순하다고 한다.

 

 

아무래도 울릉도에는 음대가 없고 육지에는 市道마다 음대가 있어 육지 매미는 배울 청강의 기회가 많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걸어가면서 뒷 뜰에서 나무에 앉아 소리치는 매미를 쳐다본다.

말매미인지 참매미인지 덩치도 비교적 큰 놈이 열심히 소리 낸다. 아내를 맞이하려는가 본데 슬금슬금 걸어 자리를 옮기고 있다.

 

 

동물들은 가족애와 생존본능이 참으로 대단하다. 매미의 소리는 처음에는 사랑의 세레나데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엔 울음으로 끝난다. 그래서 우리는 매미 소리를 매미 울음이라고 표현하고 있는지 모른다.

 

 

사람들도 누구나 미래의 최종적인 자신의 모습을 다 알고 있다. 그러기에 더 보람있게 살려고 오늘도 내일도 매미처럼 열심히 힘차게 노래를 부른다.

8월 첫 주 월요일,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난 빈자리에 매미 소리는 더욱 세차게 고막을 때린다.

‘준비부-리듬1부-중간부-리듬2부-종결부’라는 운율이 있기에 그 멋진 소리마저 배우고 싶다.

 

뒷뜰 매미 소리는 울림이 있는 소리다.

 

▲ 나노그래픽스 (사진출처= 한겨레신문)  © 김우환 논설위원

 

코로나 바이러스는 귀가 없는지 소리에 둔감한지 매미 소리에도 전혀 무감각하게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옮겨 다니니 관모가 없는 상놈이 바로 ‘너’로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강원종합뉴스 총괄취재국 김우환 논설위원

www.kwtotal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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