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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제40회 강릉시민대상 수상자 정항교(강원문화재위원) 소감을 듣다

오천원권 화폐 도안에 오죽헌시립박물관 소장 초충도가 채택되도록 결정적인 역할

송은조 기자 | 기사입력 2022/09/22 [14:29]

[인물] 제40회 강릉시민대상 수상자 정항교(강원문화재위원) 소감을 듣다

오천원권 화폐 도안에 오죽헌시립박물관 소장 초충도가 채택되도록 결정적인 역할

송은조 기자 | 입력 : 2022/09/22 [14:29]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에 관한 연구와 증수임영지번역으로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40회 강릉시민대상을 수상한 정항교 강원도문화재 위원을 만나 수상자로 선정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에 관한 연구와 『증수임영지』 번역으로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40회 강릉시민대상’을 수상한 정항교 강원도문화재 위원을 만나 수상자로 선정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송은조 기자)


▶다음은 정항교 강원도 문화재 전문위원의 인터뷰 내용이다.

 

Q1.‘40회 강릉시민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묵묵히 강릉을 위해 헌신해 온 분들이 많을 텐데 큰 상을 혼자 받게 되어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증수임영지를 번역하면서 강릉이 학문을 숭상하는 문향, 예의범절에 뛰어나고 효행으로 이름난 예향의 도시라는 강릉의 정체성을 연구해 규명한 것, 신사임당과 율곡의 얼을 선양하여 화폐 인물의 도시 강릉을 널리 알린 점 등을 인정해 주신 듯합니다."

 

▲ 제40회 강릉시민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제67회 강릉시민의 날에 시상식 가짐 (사진제공=강릉시)


Q2.증수임영지는 무엇인지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히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임영지는 강원도에서 가장 오래된 향토지로 강릉의 역사, 인문, 지리 등을 총망라하여 엮은 책인데 본래는 구지라 부르는 전속지가 있었습니다. 1786년부터 1933년까지 147년간의 기록을 구지내용의 끝나는 부분에 덧붙여 실은 것을 증수임영지라 합니다. 구지의 편찬자는 알 길이 없지만 증수임영지1933년 강릉군수였던 다키자와 마코토(瀧澤誠)가 강릉고적보존회 회원들과 함께 편찬했습니다. 모두 66항목으로 이루어진 귀중한 자료로 강릉의 속살입니다. 한문이라 일반인이 접하기 어렵기 때문에 강릉시민이나 연구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강릉문화원의 의뢰를 받아 1991~1997년까지 7년간 한글로 완역해 발간했습니다."

 

Q3.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두 분을 연구하면서 이 두 분이 추구한 정신이나 가치가 무엇이라고 할 수 있는지요.

 

"신사임당은 예술가로서 율곡을 잘 키운 어머니로 이름 높지만 효녀였습니다. 율곡 역시 어머니와 외할머니에게 몸으로 체득한 효를 실천했지요. 사임당과 율곡은 하늘이 낸 효녀요, 효자입니다. 율곡은 20여년 공직에 있으면서 오로지 백성의 안정된 삶을 위해 몸을 바쳤고, 4조판서를 지내면서 얻는 것이 있으면 옳은 것인지 부당한 것인지 반드시 살피라는 견득사의 (見得思義)정신을 강조한 참된 선비요, 청빈한 공직자였습니다."

 

Q4.한문으로 기록된 증수임영지나 율곡의 수많은 저서를 이해하는 데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왕산면 고단리 다리골에서 2년간 서당을 다니며 사서(논어·맹자·대학.중용)를 읽었습니다. 배우지 못한 농사꾼 아버지였지만 초등학교에 다니며 신학문을 배웠으니 구학문도 배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머리를 박박 깎고 거의 외우다시피 열심히 공부한 결과 2년 만에 사서를 다 배우고 나왔습니다. 다시 2년 후 중·고등학교에 입학 했지만 한문은 쓸모가 없었고 빈농의 아들이니 가난과 결핍의 연속이었죠. 도시락 검사를 한다고 해서 병을 구해 밥 대신 죽을 담아 간 적도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전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첫 출근을 했지만 입고 갈 번듯한 옷이 없어 교련복을 입고 갔지요. 그런 모습이 딱했던지 면장님은 자신의 아들이 입던 옷을 제게 주었습니다. 관동대학 야간부 국어교육학과에 다닐 때 한문 시간에 격몽요결을 배우는데 옛 생각이 나면서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홀대받는 한문이지만 더 배우고 싶은 마음에 동국대 한문교육과에서 율곡의 시문학으로 석사, 가천대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1995년 자부담으로 중국 북경의 어언문화대학에 6개월간 어학연수를 다녀왔습니다. 그때 배운 중국어로 형주시·가흥시와 강릉시가 자매결연을 맺을 수 있도록 통역을 하며 가교역할 한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Q5. 오천원권 화폐 도안에 오죽헌시립박물관 소장 초충도가 채택되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신사임당이 오만원권 화폐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힘쓰셨는데 그 노력 과정에서 특별하게 하신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20065천 원 신권이 나오기 전 한국은행, 조폐공사 관계자와 이화여대 강우방 석좌교수가 방문했을 때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초충도보다 강릉에 있는 초충도가 전래 경위를 기록한 발문도 오래되었고, 또 이 발문은 당시 강릉부사를 지냈던 송강 정철의 현손 정호가 썼기 때문에 훨씬 명분이 있음을 강조했죠. 5만 원 화폐 주인공이 신사임당이 될 수 있도록 사전 여론 조사율을 높이기 위해 오죽헌 마당에 컴퓨터 10대를 설치해 놓고 신사임당을 지지하는 투표를 해 준 강릉시민들 덕분과 관광객들을 무료입장 시키자 지지율이 폭발적으로 높아졌습니다."

 

Q6.강원도 문화재 위원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강원도내에 산재해 있으면서 문화재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문화재의 품격을 높이는 일과 제가 몸담았던 오죽헌시립박물관의 사임당 초충도를 비롯하여 이창용 한국은행총재가 기증한 옥산 이우의 글씨, 장인 황기로 초서 등이 문화재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쓸 계획입니다."

 

Q7. 끝으로 문화를 사랑하는 강릉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문화재는 원형보존이 제일 중요합니다. 옮겨 심은 나무가 제구실을 못 하듯 문화유산도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그 가치를 인정받고 함께 공유해야 빛이 납니다. 화재나 도난 위험이 있는데도 조상이 물려준 문화유산을 장롱이나 서랍 속에 보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박물관이나 문화재 연구소에 위탁 보관하기를 권합니다. 또 지금까지 내조해준 아내와 제가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당시 직장동료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전했다.

 

강원종합뉴스 영동취재본부 송은조 기자

www.kwtotalnews.kr

송은조 강원영동취재본부(강릉,속초,고성,양양)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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